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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졍보

당신의 편리함은 누구의 희생 위에 있나? – 우리가 외면한 진실

by 마음이랑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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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편리함은 누구의 희생 위에 있나? – 우리가 외면한 진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은 누구의 시간과 감정 위에 놓여 있는가?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 속에서 투명해진 노동과 희생을 다시 들여다본다. 소비자이자 시스템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자각해야 할 책임은 무엇인가?

 

 

Chapter 1.
편리함의 시대, 희생은 투명해졌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편리함을 소비한다.
버튼 하나로 도착하는 음식, 아침에 문 앞에 놓인 택배, 출근길 커피 한 잔.
이 모든 ‘당연한 일상’은 누군가의 노동과 시간, 체력과 감정을 대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다.

편리함은 현대사회의 미덕이자 경쟁력이다.
빠를수록 좋고, 가까울수록 유리하며, 더 저렴할수록 선택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희생은 점점 더 투명해진다.
우리는 어떤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누가 그것을 언제 포장했는지,
배송기사의 땀이나 대기시간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상상하지 않는다.

철학자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기술 문명이 인간의 ‘도구적 이성’
강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도구적 이성이란 효율성과 목적달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사고방식이다.

그 결과 인간은 타인을 ‘수단’으로 보기 시작했다.

 

우리의 편리함은 그 자체로는 악이 아니지만, 타인의 고통을 무시할 때 비로소 무감각한 윤리로 전락한다.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오늘 도착' 버튼 하나가
누군가에겐 점심도 못 먹은 채 12시간 운전하는 하루가 될 수도 있다.
플랫폼 기사들이 늦은 밤 좁은 골목을 뛰고, 욕설과 별점 평가 사이에서 불안을 견디는 현실.
그들은 익명의 얼굴들로만 존재할 뿐, 우리는 그들의 감정과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한다.

편리함은 점점 더 ‘감정 없는 구조’로 정착되었다.
배송 지연에 화를 내고, 앱 사용 불편에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그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떠올리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시스템 오류나 서비스 실패일 뿐, 누군가의 무리한 노동의 결과일 거라는 상상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희생이 정당화되거나 아예 인식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
“본인이 선택한 직업 아닌가요?”

 

마치 희생부활자라도 된양 모든 희생을 정당화 시킨다.

그 말 안에는 누군가의 고통이 체계 안에서 ‘자연스러운 비용’처럼 여겨지는 사회의 냉소가 깃들어 있다.

소비자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당화된 무감각’이라 부른다.
편리함의 대가로 벌어지는 희생은 소비자의 책임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설계된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무해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소비자가 된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아무 책임이 없는 걸까?
우리의 선택은 늘 시장을 움직이고, 시스템을 정당화한다.
내가 싼 배달료를 당연하게 여기는 동안,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이틀 치 잠을 줄여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물건을 고를 때 기능과 가격만 본다.
‘누가 만들었는가’, ‘어떤 구조 속에서 만들어졌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편리함은 우리를 ‘경험하는 사람’으로는 남기지만, ‘생각하는 사람’으로는 멀어지게 만든다.

Chapter 1.편리함의 시대, 희생은 투명해졌다

 

 

 

 

Chapter 2.
내가 만든 시스템 속에서 누군가는 울고 있다


11시가 다 되어 가는 늦은 밤,

거친 운전으로 집 앞에 차를 대던 택배 기사는 차를 대기도 무섭게 내려, 짐을 한가득 내리기 시작한다.

보기에도 왜소한 체구에 땀에 흥건하게 젖은 늘어진 검은 티셔츠를 입은 택배기사의 한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있었고, 남은 팔 하나로 들 수 있는 가장 많은 양의 택배 물건들을 들고 종종걸음을 옮기던 기사의 모습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그의 젖은 옷과 푸석한 얼굴을 보고서야, 나는 ‘배송 시 파손 주의’라고 앱에 적었던 주문 메모가 얼마나 무심했는지 깨달았다.

우리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스템을 매일 사용하고, 정당화하고, 강요한다.
그 결과 누군가는 고된 노동에 익숙해지고, 누군가는 그들의 피로를 볼 권리조차 잃어간다.

플랫폼 경제는 효율적이다.
하지만 효율의 구조는 종종 인간의 삶을 갈아 넣는다.
단가에 쫓겨 뛰는 배달 노동자, 매출 목표에 묶인 편의점 야간 알바,
자신의 목숨을 답보하며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군, 경, 소방관들까지.

이들은 우리의 생활 속 편리함이 유지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기둥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기둥이 금이 가도, 부서져도 쉽게 교체되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타인의 고통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선택은, 침묵이 아니라 동조”라고 했다.
우리가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진 않았더라도,
그 시스템 안에서 불평등을 외면하고 소비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그 고통에 ‘무언의 동의’를 보낸 것이다.

 

고개를 돌려야만 유지되는 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택배가 늦는 이유를 ‘서비스가 엉망’이라고 단순화해 버리는 것.
식당 직원이 불친절하면 ‘서비스 마인드가 없어서’라고 결론짓는 것.
하지만 그 뒤에는 혹시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자에 대한 과잉 기대, 일방적인 평가 시스템, 생계 불안정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가격이 싸면 모든 게 정당하다”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값싼 커피 뒤에는 커피농장의 아동노동이 있을 수 있고,
빠른 배송 뒤에는 2시간 넘게 쉬지 못한 배송기사의 심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의 현실은 포장되지 않는다.

이 것은 그들을 존경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수고로움을 대신하는 타인의
'존중'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타인을 존중할 수 있을 때,
타인도 나를 존중한다는 사실은
강조하지 않아도 사회를 이루는 관계의 기본이 되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는 포장된 결과만을 받는다.

한 걸음만 물러나면, 보인다.
내가 클릭한 배달앱, 누른 별점, 외면한 리뷰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매출을 바꾸고, 감정을 바꾼다는 사실이.

이 구조에서 우리는 ‘시스템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일 수 있다.
나 하나의 행동은 작아 보이지만, 그 행동이 10만 명의 선택과 연결되면
시장의 방향은 달라진다.

가끔은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조금 느리게 받아도 되는 택배, 음식을 문 앞에 두고 벨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주문,
정중히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말하는 3초의 공감.

작은 불편은 결국, 사람을 위한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기초 체력이 된다.

Chapter 2.내가 만든 시스템 속에서 누군가는 울고 있다

 

 

 

Chapter 3.
편리함을 나누는 사회로 가기 위해


— 마사 누스바움의 감정 윤리 이론과 함께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편리함이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그러나 알면서도 외면하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침묵한다.
바뀌지 않을 것 같고, 나 하나로는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감정의 마비’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은 말한다.
“감정은 도덕적 판단의 본질이다.”
감정은 단지 사적인 반응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위한 윤리적 사유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옳지 않다는 감각이 우리 안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 불편함을 견디고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바로 윤리다.

 

누스바움은 공감은 시민적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눈앞의 고통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고통을 만든 구조를 함께 고민하고,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감정이 있는 시민,
눈물 흘릴 줄 알고,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은
그 감정을 개인의 안쪽에만 두지 않는다.
그 감정은 제도를 향한 질문이 되고, 선택을 바꾸는 힘이 된다.

우리는 왜 그동안 편리함을 나누지 못했을까?
아마도, 우리가 너무 오래 감정 없이 기능하는 삶에 길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합리성, 효율, 가격…
그 모든 ‘선택 기준’ 속에서 ‘사람’은 사라져 있었다.

편리함을 나눈다는 것은 단지 물건이나 시간을 나눈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불편을 조금 감수하는 용기’다.
그 불편은 의식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기다리고, 조금 더 말 거는 일.
그 작은 행동들이 편리함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든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올라선 나의 편리함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사회의 구성원으로 깨어난다.

이 사회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노동이 많다.
식탁 위의 음식, 깨끗한 거리, 매끄러운 화면과 서비스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단지 ‘기능’으로 존재하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의 감정존재를 상상해야 한다.

마사 누스바움은 우리가 “감정을 정제하고, 공공의 언어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반이 된다”고 말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감정 근육이다.

 

무뎌진 감정을 깨우고,
편리함을 나누며, '누군가는 늘 나의 편의를 봐주고있다.'는 생각.
사회 전체가 덜 아프고 덜 외로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그 첫걸음은
“나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게워내진 희생 위에 있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내 삶에 가져오는 일이다. 

Chapter 3.편리함을 나누는 사회로 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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