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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졍보

국가보안법 폐지 발의 — 국가보안법 반대 vs 찬성 누구를, 무엇으로부터 지키는 법인가

by 마음이랑 2025.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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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발의로 보는 국가보안법 탄생 배경과 핵심 내용, 안전과 자유 사이의 긴장, 자기검열이 만들어지는 심리 과정을 감성 에세이와 인권·심리학 관점으로 풀어낸 글입니다. 법 조문이 아니라, 이 법이 우리 일상과 머릿속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 발의로 찬반 논란으로 한창 시끄러운 국면이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웬만해선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느끼기 쉽다. 간첩이나, 위험한 단체, 뉴스에서만 보던 사람들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법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 가까운 곳까지 들어와 있다.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괜히 입을 다물게 되는 순간, 정치와 안보 이야기를 하다 말끝을 흐리는 순간, “이 말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순간들. 그때 작동하는 건 법전 어디에 적힌 조항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버린 어떤 감각에 가깝다. 이 글은 국가보안법을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공기와 심리의 층위에서 한 번 바라보려는 시도다.

국가보안법 — 누구를, 무엇으로부터 지키는 법인가


📘 CHAPTER 1 — 국가보안법은 왜 만들어졌고,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국가보안법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막 세워졌을 때 만들어진 법이다. 막 태어난 국가는 늘 불안하다. 안으로는 좌우 이념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고, 밖으로는 냉전이 시작되며 한반도 전체가 거대한 전선이 되어가던 시기였다. 이승만 정부는 공산주의 세력과 북한 정권, 그리고 정치적 반대파까지 한 번에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원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국가보안법이었다. 그 이름 그대로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보안한다는 명목 아래 만들어진 법이다.

 

국가보안법의 핵심 문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단체’를 찬양·고무하거나, 그 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처벌한다는 것. 문제는 이 단어들이 너무 넓게 열려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반국가단체인지, 어느 정도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 해석의 여지가 크다. 실제로 이 법은 무장 간첩 활동뿐 아니라,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언급하거나, 북한 관련 자료를 소지한 사람에게도 적용된 사례들이 있었다. 법 문장 사이의 모호함은, 언제든 넓게 해석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놓는다.

 

한편으로 이 법은 “전쟁 중인 국가가 어쩔 수 없이 가진 방패”로 이해되기도 했다. 분단과 전쟁의 기억이 생생하던 시기, 많은 사람에게 북한은 단순한 이념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군사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질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정말 지금도 이 정도의 칼날이 필요한가?”, “이 법이 지키는 것은 국가인가, 정권인가?”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국가보안법이 표현·양심·사상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유엔 인권기구는 비폭력적인 표현까지 처벌하는 법의 구조가 국제 인권 기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지금도 국회의원, 사회운동가, 일반 시민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서는 장면이 뉴스에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이 정도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냉전의 유물이며, 권력을 쥔 쪽이 불편한 목소리를 누르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국가보안법은 누구를, 무엇으로부터 지키는 법일까.

국가보안법은 왜 만들어졌고,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CHAPTER 2 — ‘안보 vs 자유’라는 오래된 질문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쟁은 늘 두 단어로 압축된다. 안보냐, 자유냐. 국가보안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을 쏘고, 핵을 개발하고,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다. 이런 현실 위협이 존재하는 한, 최소한의 보안 장치는 필요하다.” 실제로 국가보안법이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 지령 수수, 조직 활동 등을 처벌하는 데 쓰인 사례도 분명히 있다. 그들에게 이 법은, 위험이 여전한 전장에서 방심하지 않게 해주는 안전벨트 같은 것이다.

 

반대로, 인권 단체와 많은 법학자·사회과학자들은 “문제는 법의 존재가 아니라, 적용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법이 실제로 어떻게 쓰여 왔는지를 보면, 물리적 폭력이나 명백한 간첩 행위뿐 아니라,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북한 관련 사상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토론하는 사람에게까지 이 조항이 향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데, 국가보안법이 그 위에 놓여 있는 것처럼 작동하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국제 인권 보고서들은 이 법이 만들어내는 “차가운 효과(chilling effect)”를 경고한다. 실제로 처벌받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혹시 이 말 했다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 모임에 이름 올렸다가 나중에 찍히는 거 아닐까?”라는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위협 환경과 비슷하다.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지 않아도, 위험 신호를 반복해서 접하면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불안과 경계가 일상화된다. 그러면 우리는 스스로 말을 줄이고, 생각의 범위를 좁히고, 논쟁적인 영역은 아예 건드리지 않게 된다.

 

결국 국가보안법은 두 층에서 작동한다. 하나는 법전과 재판정에서의 눈에 보이는 층, 또 하나는 우리 머릿속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이다. “여기부터는 위험할 수 있다”는 어렴풋한 감각은, 법 조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강하게 제약한다. 안보와 자유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안전을 지키겠다는 이름으로 우리의 말과 생각이 어디까지 잘려 나가고 있는지 묻는 문제에 더 가깝다.

‘안보 vs 자유’라는 오래된 질문

 

 

🧠 CHAPTER 3 — 내 안에 생긴 ‘검열관’: 자기검열의 심리

많은 사람들은 국가보안법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런 거랑 상관없는 평범한 시민인데?” 맞는 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우리는 어떤 조직과 연결되어 있지도 않고, 위험한 활동을 할 생각도 없다. 그런데도, 어떤 주제 앞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말이 줄어든다. 북한 이야기, 안보, 이념, 권력 구조 이야기가 나오면 공기부터 바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대화의 온도가 낮아진다.

 

심리학은 이런 현상을 “내면화된 규범(internalized norm)”으로 설명한다. 반복적으로 “이건 위험할 수 있다”, “이건 하면 안 된다”라는 신호를 받으면, 사람은 어느 순간 바깥의 감시가 사라져도 스스로를 감시하기 시작한다. 실제 처벌이 내려오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서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그러니 그냥 하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린다. 법의 외부 강제가 결국 내면의 자기검열로 변환되는 과정이다.

 

국가보안법은 글로만 보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명백한 행동”을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법이 오랜 시간 다양한 표현과 집회, 연대 활동에까지 적용되면서, 사람들 머릿속의 ‘위험 영역’은 점점 더 넓어졌다. “이런 책을 읽어도 되나?”, “이런 강연에 가도 괜찮나?”, “이 단어를 입 밖에 내도 될까?”와 같은 질문이 습관이 된다. 그러다 보면 법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스스로 침묵을 선택한다.

 

더 무서운 건, 한 번 몸에 밴 자기검열은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뇌는 안전보다 변화를 두려워한다. 오랫동안 “조심해야 한다”는 감각을 안고 살아온 사람에게 “이제 괜찮아요”라는 말은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보안법의 영향은 단지 형사처벌 통계로만 볼 수 없다. 숫자로 잡히지 않는, 말해지지 못한 문장들, 쓰였다 지워진 글들, 시작되지 못한 대화들 속에도 이 법의 그림자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

내 안에 생긴 ‘검열관’: 자기검열의 심리

 

 

🧾 CHAPTER 4 — 국가보안법은 일상 속에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나는가

국가보안법은 이름만 보면 굉장히 먼 이야기 같다. “국가”, “보안”이라는 단어는 뉴스 속 사건, 정보기관, 군사 기밀 같은 단어들과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이 법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는 곳은 훨씬 사적인 자리인 경우가 많다. 책을 고를 때 손이 멈추는 순간, 강의실에서 예시를 들다가 말을 바꾸는 강사, SNS에 글을 쓰다가 마지막 문장을 지우고 사진만 올리는 사람들. 이런 지점에서 국가보안법은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떤 이는 서점에서 특정 책을 집어 들었다가, “괜히 이거 샀다가 기록이 남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꽂아둔다. 어떤 이는 대화 중에 “이건 여기까지 얘기하자”며 스스로 선을 긋는다. 또 다른 이는 어떤 단체를 후원하려다, “나중에 이게 문제 되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불안을 느끼고 결제를 취소한다. 법이 직접 개입한 것도 아닌데, 법의 그림자가 선택을 바꾼다. 이런 작은 망설임들이 모이면, 사회 전체의 대화 폭과 상상력의 범위가 줄어든다.

 

그래서 인권 단체와 국제기구는 국가보안법을 이야기할 때 늘 “실질적 위협”과 “과장된 위협”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국가를 무너뜨릴 위험과, 단지 정부 정책이나 기존 질서를 비판하는 표현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우리는 결국 위험하지 않은 말까지 위험한 것처럼 느끼게 되는 사회를 만들게 된다. 그 사회에서는 갈등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문제와 상처가 underground로 내려가 더 깊이 곪을 수 있다.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쟁을 “있어야 한다/없애야 한다”라는 이분법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사이에 놓인 질문들이다. 진짜 위험은 어디까지고, 생각과 말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국가가 두려워하는 것은 실제 공격인가, 아니면 다른 생각 그 자체인가. 이 질문을 피해가는 한, 우리는 언제든 “안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침묵을 만들어낼지 모른다.

국가보안법은 일상 속에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나는가

 

 

🧩 CHAPTER 5 — 우리는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우리는,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하더라도 더 많이 말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하나, 아니면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생각과 말을 더 좁게 쓰는 사회를 원하나.” 어느 쪽도 완벽하지 않다. 북한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현실 정치가 항상 원칙대로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더 어렵다. 선택은 늘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원칙 하나는 세울 수 있다. 어떤 법이든, 특히 국가보안법 같은 강력한 법은 최소한으로, 가장 엄격하게, 가장 투명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이 지켜지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은 결국 시민의 몫이라는 것이다. 법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그 법이 어디까지 손을 뻗고 있는지,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계속 묻고 확인해야 한다. “원래 그런 법이니까”라는 말은, 가장 위험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국가보안법이라는 주제는 우리 각자에게도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말을 삼키고 있는가. 정말 법이 나를 막고 있는가, 아니면 “괜히 불이익이 있을까 봐”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막고 있는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어디까지 지켜줄 의지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회 전체의 방향뿐 아니라, 내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가보안법은 특정 진영만의 이슈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정상’이라고 부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오늘 당장 이 법을 바꿀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이 법을 둘러싼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는 것, “원래 이런 거야”라는 말로 덮어버리지 않는 것. 어쩌면 그 작은 불편함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태도에서, 조금 다른 내일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정작 이 법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보안시설을 무단으로 촬영하고 국가 전산망을 해킹하며,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훔쳐 사고 파는 특정국가에게 더욱 철저하게 적용되어야한다. 우리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것들이 곧 우리의 주적임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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