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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리포트 12편 회사가 망하는 순간

by 꼰대가랬숑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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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초기 열정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사업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식 투자에도 최저점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더 최저로 떨어 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라는 투자 고수들의 투자 원칙이 있듯이 사업도 언젠가는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 하고 있어야 한다.

 

 

마이너리그 리포트 12편 회사가 망해가는 순간

누구도 회사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창업하는 경우는 없다. 나도 그랬고, 열정 가득 했지만 결국은 망했다. 시원하게.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망해가는 과정에 나는 어느정도 인지 하고 있었던것 같다. "아 이렇게 하다간 망하겠다" 하고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렇다. 불안한 현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나는 향락에 빠져 도피를 선택했다. 없는 일정을 만들어 골프를 가고, 영업을 핑계로 술자리를 만들고, 시간 상관 없이 선.후배들의 부름에 응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오너들은 이것을 '영업활동'으로 합리화 할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핑계고, 도망이다. 당장 머리 아픈일을 내일로, 내일로 미루는 것이다. 그럼 영업을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냐 반문할 수 있다. 사실 정석은 그렇다. 문제의 해결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되는것인데, 이미 그 쾌락에 빠져 나도 모르게 흘러가는 것이다. 왜? 누구도 그 문제에 내 일처럼 제동을 걸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 시작할 때 제일먼저 차를 바꾸고, 인맥을 넓힌다. 그중에는 일에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매출에 그다지 보탬 되는 사람은 없더라. 이름대면 알만한 연예인들을 알게되고, 같이 취미 활동을 하게 되고, 지출을 하게된다. 대부분 지출은 내가 했다. 잘 벌었으니까.

문제는, 지나고 보면 남는건 그저 그들과 놀았고, 안다. 그정도...이게 살면서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개중 끝까지 이어지는 좋은 인연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진심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이부분은 여운을 남기자. 너무 슬퍼지니까) 하루에 몇번씩 술자리를 옮기며 마셔대고 밤을 새고, 다음날 숙취로 일은 뒷전이 된다. 이렇게 2~3년 지나다 보면 회사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다

 

 

회사가 망하고 난 뒤

회사가 망하는 과정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기고 이리저리 빚지게 위해 뛰어 다니게 된다. 가족, 친구, 대출 순서인데 대부분 갚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망해가는 순간 빚을 지는것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것과 같다. 빚만 늘어날 뿐 문제의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빚은 인생을 망치는 덫이다. 이 빚은 갚기 위해 빌리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씀씀이를 잠시 메꾸기 위해 지는 것이다. 

빚을 쳐 빚을 상환하는 경우는 내가 보기엔 거의 없다. 대부분 자기 생활비, 그간의 씀씀이에는 못 미치지만 그 간극을 메꾸는데 사용한다. 이후 소득은 없으니 또 빚을 지고, 또 지고, 또 진다... (정말 멍청하기 그지 없지만 이게 현실 같다). 처음에는 자존심에 빌려달란 말이 안나오다가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무렇지 않게 된다. 집과 차를 제일 먼저 넘기고, 무일푼이 되었을 때 조차 그간의 어깨뽕은 남는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혼자 밥먹는것 조차도 남을 의식하게 된다.(사람마다 다를 순 있지만 나는 그랬다.) 호텔 뷔페 식사를 때는 잘도 먹던 혼밥이 회사가 망하니 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것이다. 누군가는 위로해 준답시고 패닉에 빠져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마음가짐이고, 생활력의 부재인거다. 시간이 지날 수록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점점더 악화되게 된다. 친구, 가족, 대출 회사에서 상환을 독촉하는 전화가 빚발치고 마침내 패닉에 빠지게 된다. 이때부터는 아무생각도, 아무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패닉의 순간.

 

 

 

뒤 늦은 후회

폐업이후 아마도 한 1년 정도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였던것 같다. 의욕도 사라지고, 자존감은 떨어 져만 간다. 특히,

빚에 대한 압박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매일이 현실이고, 매일이 고통이며, 매 순간 삶의 지속 여부를 놓고 갈등하게 된다. 

내가 후회하는 부분은 이렇다. 

 

1.빚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노력 부족

2.현실 개선을 위한 경제적 개선 노력

3.도움의 요청

 

사실, 그 순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결 노력을 피력하거나 적극적이였다면, 조금 더 마음의 무게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며, 접시 닦이나 편의점 알바 등 사실상 경제적인 활동을 아예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면서도 하지 않았던 점. 재취업도 마찬가지다.

적극 적인 취업 노력을 하고 상황을 설명했다면 같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충분히. 그만한 경력과 능력은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노력은 하지 않았다. 더해서, 주변에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구할 수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말 마음을 나눈 지인이라면 경제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것이다. 충분히. 나도, 여러분도 그래도 지금까지 잘 살아 왔으니까. 

 

제발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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