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기분 좋을 때, 슬플 때, 정신 없을 때, 등등 우리는 어떤 감정 상태든지 술을 찾는다. 좋을 때 마시는 술, 성장기 회사의 파이팅 넘치는 술자리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나는 그랬다. 새벽녘에 일이 끝나고 그 시간에 마시는 술은 너무나 달콤 하다. 아이디어가 넘치고 에너지가 되어 준다.
마이너리그 리포트 18편 망할 때 마시는 술
망할 때 마시는 술은 독독독x100000이다.
이래 저래 술을 찾으니 회사가 망할 때 즈음, 엄청나게 술을 마셔댔다. 핑계도 많았다. 나는 힘드니까, 속상하니까, 일이 잘 안풀리니까, 회사가 걱정이 되니까... 등등 술을 마시기 위해 늘 합리화 과정은 거쳤다. 알겠지만, 회사의 존망이 걸린 가장 중요한 시점이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직감한 시점이다. 물론, 늦을 수도 있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을 노릴 기회가 주어진다. 적어도 재기 할 수 있는 시간을 단축 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기간의 단축이 왜 중요한지는 알겠지만, 그만큼 고통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찜질방 6개월, 라면 하루 한봉, 하루 10키로 도보, 대출 압박, 압류 등등등, 겪어야 할 많은 고통을 줄일 수 있다면 뭐든 해야 한다는 말이다.
술을 퍼마시다보면 몸도, 마음도 나락으로 더 빠르게 떨어질 뿐이다. 안 좋은 상황에 기름을 붙는 거나 다름 없다. 후회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술잔을 들고 있는 바로 지금, 저녁 약속으로 잡은 술자리를 깨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한다. 특히, 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은 더욱 좋을리 없다. 아니 망할 때 가장 나쁜 술이 혼술이다. 끝 없이 절망하고 우울감에 빠져 허우적 될 테니 말이다. 이 때 나를 건져줄 친구 하나 동료 하나라도 있다면 건져 지겠지만, 혼술은 그럴 수 없기에 매우 좋지 않다.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제일 먼저 술과 멀어져라
가진게 몸 밖에 없을 때
망하면 당연히 몸만 남는다. 아마도 탈탈탈 털리고 털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닥이 어디까지 이며, 언제까지 내려 갈 수 있을까. 끝이 끝이 아님을 알게 될 때 느끼는 좌절감, 정점이라고 생각했던 바닥보다 더 바닥을 봐버렸을 때 느낄 자존감 상실은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나라는 존재가 사라졌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 보면 대충 기준은 될지 모르겠다. 수치심, 모멸감은 덤이다. 망하면 철저하게 혼자되게 된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 돈, 친구, 집, 차, 휴대폰 뭐하나 남는것이 없다. 그 때 딱 하나 남는게 몸이다. 그러니 내 몸이 얼마나 중요한 재산인지 알아야 한다. 술이 좋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 하나 남은 내 소유의 유일한 재산을 태워버리는게 술이다. 몸이 망가지면 재기도, 기회도 없다. 바로 반포대교 아니 여긴 너무 낮으니, 청계산 정도면 괜찮을것 같다. 단, 죽지 않고 불구되면 더 괴롭다는 것 꼭 인지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다행히 나는 건강했다. 피지컬이 좋았고, 늘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놨기에 덜 다쳤고, 덜 망가졌다.몸 밖에 없는데, 몸을 돌볼 수없다. 병원비로 나오는 몇천원, 몇만원이 없는 시기니까. 그래서 가능하면 도움을 받아야한다. 친구든, 거래처든, 친척이든, 조카든, 지나가는 할매든 허우적 대는 내 말을 들어줄 그 단비 같은 단 한 사람을 만들어 내야 한다.
몸을 지켜라.
그리고, 힘듦을 토로할 친구 하나는 건져라
체력을 길러라
돈 있을 때는 호텔 피트니스에, 골프에,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운동 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지만, 그게 많은 도움이 된다. 노는것도 체력전 아니던가? 반대로 망하면 오히려 더 움직임이 제한된다. 당연하게도 행동반경이 줄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진다. 오히려 살이 찌고, 몸이 망가진다. 규칙적인 운동, 움직임, 이동이 중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술까지 마셔대면 기름 붓는 겪이겠지.. 나는 체력으로 재기 했고, 그게 내가 가진 단 한가지를 이용해 만들어낸 가장 잘 한 일이었다. 그러니, 지금 힘들다면, 술부터 끊어라, 그리고 걸어라. 하루 10키로든, 20키로든 매일 매일 걸어라. 걷는건 돈이 안드니까 마구 걸어라
자신을 좀 아끼자.
당신에겐 무너질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