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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리포트. 3편_ 후회

by 꼰대가랬숑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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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앞만 보고 가려고 하지만 솔직히 그때만큼의 동력은 아닌 것 같다. 끈기는 더 늘어난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직도 잠들기 직전이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불안하다. 공황장애인가...

 

마이너리그 리포트 후회

 

지금에서야 후회되는 많은 것들 중에 나는 단연, 공부하지 않은 것을 꼽는다. 그리고 두 번째는 중. 고 시기의 떠돌이 생활, (물론, 자의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더 많이 새로운 것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지 않았던 것을 들고 싶다. 덕질이 전문 분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한 지금에서야 느끼는 소회랄까. 

 

"공부를 잘했더라면..." 

"과외를 했더라면..."

"호기심이 많았더라면..."

"서울대를 갔더라면..."

 

주식이 꼭 이렇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올라간다. 그리고 늘 후회한다. 그때 사둘걸... 

나는 이 후회(regret)를 장려한다. 후회 없는 삶은 없고, 지났다고 되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큰 손실 이기 때문이다.

후회도 다른 의미의 실패고, 그 실패를 통해 매우 귀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이 정도는 요즘 초등학생도 알더라)

그래서 과거를 잊은 자신에게 미래는 없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도피

다행히 피지컬 좋은 부모님의 우월한 유전자로 187cm 키에 나름 준수한 외모로 복수의 칼날로 갈아온 운동 실력과 그 안에서의 성과 같은 부산물은 나쁘지 않았고, 좋진 않아도 대학이라는 델 갔다. 하지만 딱 거기 까지였고, 막내에 자유분방하고 고집스러운 성격 탓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위계질서가 실력보다 앞선 상황에 대한 불만이 매우 컸고 결국 군대 가는 것으로 도피 생활을 하게 되었다.   프로태권도는 막 태동하던 시기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전 태권도에 가까운 운동이다. 일반 태권도와 같지만 손의 방어와 공격이 있고, 발차기도 공식이 있어 몇 번을 이어 차는 형태로 공격력을 더했다. 덕분에 논산에서 용산으로 용산에서 방패교육대(수방사 대기소)로 그곳에서 어떤 부대로 차출되었다. 사복에 긴 머리로 나를 현혹했고 난 넘어갔다. 대대지만 전체 인원이 100명 남짓, 10명씩 팀제로 2개 지역대가 운영되고 있었다. 대테러 훈련을 받는, 일반병들 중 피지컬러들을 모아 특전사 707 편제로 운영하였다.

전신은 청와대 101단 어쩌고 하던데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무튼 요점은 난 이곳에서 공수교육(특전사교육단), 대테러 장애물 극복, 산악훈련, 침투훈련, 대테러사격, 폭파(특전사교육단) 등등 정신적, 체력적으로 꽤 어려운 곳에서 지내게 되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유족분들이 만들어주시던 고봉밥을 먹으며 시신 수습을 했고, 김일성이 죽었다. 아마도 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강인함을 가지게 된 또 다른 계기인 것 같다. 난 후배, 주위 남자아이들에게 늘 말한다. 군대는 최대한 힘들게 가라. 지원을 하고 재수하더라도 군대서만 얻을 수 있는 인생을 버티게 해주는 정신적, 육체적 체력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45분 체력단련 5분 교육, 10분 휴식과 24가지 피티 동작을 100회, 1000회 반복하는 이정신 나간 경험을 어디서 할 수 있겠는가. 물론, 힘들다. 매우 힘들고 포기하고 싶다. 하지만 버텨내고 버텨내다 보면 강해진 육체와 단단해진 마음가짐을 느낌 수 있다. 거기에 희열이 또 있더라

 

 

힘들수록 힘이 된다

아들을 가진 부모님들, 건강한 아이를 원한다면 군대를 보내라. 그것도 힘든 곳으로 해병대, 수색, 해병수색대, 특전사 등등 일반 복무로 갈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 그에게 인생을 버텨낼 기초 체력을 만들어 주어라. 물론, 가고 싶다고 모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해서 가든가, 아니면 군에서 차출되든가 하겠지만 이런 힘든 생활을 겪고 이겨낼 수 있다면 사회에 나와서도 분명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고난과 역경을 겪고 나면 그것보다 큰 자극이 아닌 이상 웬만해선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술자리에서의 무용담은 소소한 활력이 되어 준다. 그걸 믿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과거를 소환하며 감정적인 위안을 받는 것이다. 군필자들만의 특권이다. 군대가 왠 위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 머물렀던 곳이므로 이런저런 어려움과 관계를 통해 좌절하기도, 고민하기도, 극복하기도 한다. 그 시간 속에서 사회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과정들을 선행학습 하는 것이다. 곧 내쳐질 사회 속에서 힘이 되어 주기도 할 것이다. 

힘든 곳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자극이 클수록 앞으로 겪어야 하는 자극보다 클수록 인생을 버텨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추천한다. 

누구든 할 수 있다. 내가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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